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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화 강세 좋은점도 있다

글쓴이 : 경향신문 날짜 : 2013-01-28 (월) 08:46 조회 : 4421
수출기업들 울상 짓지만 물가하락·해외여행 이점

삼성전자는 지난 25일 실시한 실적발표에서 “현재 환율이 유지되더라도 올해 3조원 이상의 환차손을 입을 것이 우려된다”고 밝혔다. 지난해 사상 최대 실적을 거둔 현대차도 “경쟁관계인 일본 엔화 가치가 떨어져 힘들게 됐다”고 울상을 짓고 있다.

국내에서 물건을 만들어 파는 수출기업 입장에서는 환율이 높을수록, 즉 원화 가치가 낮을수록 해외시장에서 싼 값에 제품을 팔 수 있어 유리하다. 특히 수출 의존도가 높은 한국으로서는 환율을 다소 높게 유지해 수출기업에 힘을 실어주는 정책을 펴왔다. 이 같은 고환율 정책은 이명박 정부 때도 계속돼 왔다. 그러나 최근 엔화 가치가 떨어지고 원화 가치는 높아지면서 수출기업들이 ‘우는’ 소리를 내고 있는 것이다.

실제 환율은 지난 25일 1달러에 1074.5원으로 지난해 1월2일 1155원에 비해 80.5원 떨어졌다. 대부분의 수출기업들이 수출경쟁력이 떨어진다며 고환율 정책을 요구하는 것도 이유가 있어 보인다.

27일 서울 명동의 한 환전소 앞 안내판에 원·달러와 원·엔 환율이 1077원과 11.85엔으로 적혀 있다. | 강윤중 기자 yaja@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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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고환율 정책에는 ‘음지’도 존재한다. 예컨대 1달러당 1000원이던 원화 환율이 1100원으로 올라가면, 100원을 더 줘야 1달러어치 수입 원자재를 살 수 있게 된다. 그만큼 식품이나 석유업체 등 가공업체들은 원자재 부담이 생기는 셈이다. 이는 결국 국내 제품값 상승으로 이어지고 물가를 치솟게 한다. 결국 환율 상승으로 수출기업은 더 많은 이익을 남기게 되지만 일반 소비자들은 부담이 증가하게 되는 것이다.

환율이 하락하면 소비자와 내수업종은 도움을 받는다. 원유·대두·밀 등 원자재를 싸게 사올 수 있어 국내 물가 상승을 막는 효과가 있다. 원화 가치가 높아지면 산술적으로 서민들의 해외여행 기회도 늘어난다.

고환율과 저환율, 어느 쪽이 국민경제에 더 유리하게 작용할까.

27일 한 수출 대기업 관계자가 “실적 발표 때 고환율에 대한 우려를 표시했지만 솔직히 새 정부 출범이 있고 호실적만 얘기하니 경각심을 일깨우려는 차원에서 드라이브를 건 게 사실이다”라고 말했다.

재계의 ‘우는 소리’에는 차기 정부가 고환율 유지에 적극적으로 개입해 주었으면 하는 바람도 엿보인다. 그러나 지난해 12월 대선 이후 제품·서비스 가격이 줄줄이 오르고 있어 고민이다.

이명박 정부는 5년 간 고환율 정책을 유지하며 경제위기 극복을 강조했지만 ‘수출기업은 배불리고 서민 부담은 키웠다’는 비판을 받았다. 차기 정부가 ‘적정 환율’을 어떻게 잡아갈지 주목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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