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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노위도 “279명 불법파견” 판정…그래도 버티는 현대차

글쓴이 : 한겨레 날짜 : 2013-03-21 (목) 01:00 조회 : 3449

 

등록 : 2013.03.20 20:27 수정 : 2013.03.

“울산 1~4공장 조립공정 모두 불법”
노동부·대법원 이어 다시 확인
현대차는 “판정서 받은 뒤 대응”
행정소송 낼 가능성 높아

 노동사건을 심판하는 준사법기관인 중앙노동위원회(중노위)가 현대자동차 생산의 가장 핵심적인 부분인 조립공정을 전부 불법파견이라고 판정했다. 이번 결정으로 ‘대법원에서 승소한 사내하청 해고자 최병승씨만 불법파견’이라고 주장하고 있는 현대차에 대한 사회적 비난이 거세질 것으로 보인다.

 중노위는 20일 현대차 울산공장 하청노동자로 일하다 징계를 당한 423명이 낸 부당징계 구제 재심신청 사건에서 “51개 하청업체 중 32곳(279명)이 불법파견에 해당된다”고 밝혔다. 중노위는 “279명 중 267명은 2005년 7월1일 이전 입사자로 옛 ‘파견근로자 보호 등에 관한 법률’의 적용을 받기 때문에 이미 현대차 직원이다. 권한이 없는 하청업체의 징계는 부당하다”고 결정했다. 현대차 사내하청 노동자들은 대법원의 불법파견 판결이 나오자 2010년 11월 정규직화를 요구하며 울산공장 점거농성과 파업 등을 벌였고, 하청업체는 울산·아산·전주공장 하청노동자 104명을 해고하는 등 1000여명에게 징계를 내렸다. 이에 노동자들은 징계에 반발하며 노동위원회에 구제신청을 냈다.

 중노위 판정에서 가장 눈에 띄는 것은 울산공장 1~4공장의 조립공정 모두를 불법파견으로 봤다는 점이다. 조립은 자동차를 만드는 데서 가장 핵심적인 공정으로 사내하청 노동자 9000여명 중 약 3800여명(2012년 6월 기준)이 일하고 있다. 대법원 판결 승소자인 최씨도 1공장 조립공정 소속이다.

 불법파견을 부분적으로 인정한 중노위의 이번 결정은 ‘자동차 생산 공정에선 도급이 불가능하다’(한국지엠), ‘컨베이어벨트 시스템인 자동차 생산 공정은 불법파견’(현대차)이라는 대법원 판결보다는 후퇴한 내용이지만, 현대차가 불법파견 사업장이라는 점이 재확인됐다는 측면에서 의미가 크다. 현대차비정규직지회는 이날 성명을 내어 “노동부·대법원에 이어 중노위까지 현대차의 광범위한 불법파견 사실을 인정했다. 노동위원회가 현대차를 사용자로 판단했으니, 불법파견 노동자를 정규직으로 전환하고 지회의 교섭 요구에 즉각 응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하지만 현대차는 여전히 불법파견을 인정하지 않고 있다. 윤갑한 현대차 사장은 지난 18일 담화문을 내어 “2016년 상반기까지 하청근로자 가운데 3500명을 정규직으로 신규채용하겠다”고 발표했다. 이는 ‘정규직 전환’이 아니라는 점에서 불법파견을 인정하지 않겠다는 뜻이다. 노사 합의가 없어도 밀어붙이겠다는 ‘선전포고’로도 받아들여진다.

 중노위 판정을 두고도 현대차 관계자는 “(한달 뒤) 판정서를 받는 대로 회사 입장을 결정하겠다”고 밝혔지만, 행정소송을 낼 가능성이 높다. 지난해 6월 중노위가 현대차 아산공장 9개 하청업체 중 6곳을 불법파견으로 인정한 사건에 대해서도 이미 소송에 들어간 상태다.

 노동위원회는 소송으로 갈 경우 비용과 시간이 많이 드는 점을 고려해, 노동자들의 권익을 신속하게 보호해주기 위해 만들어진 기관이다. 그러나 이처럼 대기업부터 노동위원회 결정을 무시하고 있어 노동자들은 사실상 ‘5심제’(지방노동위·중노위 판정과 법원 3심 판결)를 거쳐야 하는 상황이다. 노동위원회는 결정사항 이행을 위해 이행강제금을 부과하고 있지만 대기업들에는 별 부담이 되지 않고 있다. 현대차는 지난해 상반기 지방노동위가 부당징계로 결정한 사건에 대해 정규직 전환 대신 7억원의 이행강제금을 낸 바 있다. 김소연 김경락 기자 dandy@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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