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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계, 도 넘은 '경제 민주화' 입법 개입 논란

글쓴이 : 경향신문 날짜 : 2013-05-01 (수) 18:29 조회 : 3573
경제5단체, 국회 이례적 방문 입법 자제 촉구
ㆍ여야 막론 “국회 압박하려는 시위” 비판 쇄도


경제5단체 부회장단이 지난 29일 국회를 직접 찾아 경제민주화와 정년 60세 연장법 등의 입법 자제를 요청한 것을 두고 논란이 커지고 있다. 법안 처리를 목전에 둔 시점에 재계 대표단이 국회를 방문한 것이 도를 넘은 입법 개입이자 국민 대표 기관에 대한 압박이라는 비판이 일고 있다.

전국경제인연합회(전경련) 등 경제5단체 상근부회장단은 29일 오전 국회에서 이한구 원내대표 등 새누리당 원내지도부를 만나 경제민주화 법안 등의 무리한 추진이 기업활동을 위축시킨다며 자제를 촉구했다. 상근부회장단은 새누리당 법제사법위원회 간사인 권성동 의원도 면담했다. 민주통합당 소속 박영선 법사위원장과 이춘석 법사위 간사와의 면담도 추진했지만 성사되지 못했다. 이들이 문제점을 지적한 하도급법과 자본시장법, 유해화학물질관리법, 정년 60세 연장법 등 여야 합의로 상임위를 통과한 법안들은 이날 법사위에서 제동이 걸렸다. 이에 재계의 입법 로비가 효과를 본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왔다.

이 같은 재계의 행태를 두고 “국회를 압박하려는 시위” 등 여야를 막론하고 비판이 쏟아졌다. 민주당 이춘석 의원은 이날 MBC 라디오에 나와 “(경제5단체가) 포괄적으로 우려를 표하는 건 가능할 수 있지만 개별법에 대해 구체적으로 명시하는 것은, 상당한 영향력이 있는 이런 기관들이 법안심사 과정에서 구체적으로 관여하고 있고,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새누리당 정무위원회 간사인 박민식 의원도 이날 불교방송 라디오 인터뷰에서 “경제5단체도 국민이기 때문에 당연히 국민의 대표기관인 국회에 와서 입장을 설명하는 것을 부당하다고 볼 필요는 없다”면서도 “(그런데 정작) 권한과 책임이 있는 사람은 나오지 않고, 이렇게 약간 오해 받을 시점에 그런 분들이 돌아다니면서 입장을 말한다는 것은 균형을 잃은 것”이라고 지적했다.

재계는 그간 경제민주화 등 기업의 사회적 책임이나 기여를 확대하는 법안이 논의될 때마다 ‘어려운 경제 여건’과 ‘기업 활동 위축’ 등을 들어 반발해왔다. 경제5단체장의 ‘우려’ 발언이나 공동성명 등은 익숙한 방법이다. 하지만 법사위와 본회의를 앞두고 있는 시점에 재계가 국회를 직접 방문해 입법 반대 의사를 표명한 것은 이례적이라는 지적이 있다.

이 같은 재계의 노골적인 입법 저지 로비는 최근 국회 입법 움직임에 대한 재계의 위기감이 반영된 것으로 평가된다. 정무위원회와 환경노동위원회 등 상임위에서 경제민주화 등 관련 법안이 예상과 달리 여야 만장일치로 통과되는 등 급물살을 타고 있기 때문이다. 재계가 이 같은 흐름에 제대로 선제대응하지 않다가는 계속 불리하게 끌려다닐 수 있다는 위기의식이 작용했다는 것이다. 아예 입법 논의 단계에서부터 적극적으로 의견을 개진해 얻어낼 부분은 최대한 얻어내겠다는 계산인 셈이다.

재계가 공개적으로 불만을 표출한 시점에 박근혜 대통령이 “무리가 아니냐”며 경제민주화 관련 입법에 속도조절을 주문한 것도 재계의 ‘행동’에 영향을 준 것으로 분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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